'지금 바깥 온도는 섭씨 30도.자외선은 강함.'

기능성 섬유전문업체인 벤텍스(대표 고경찬)는 온도와 자외선 상태를 나타내는 옷감을 개발,특허 출원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옷감엔 가는 띠 형태의 온도 마크가 전사(轉寫)돼 있다. 이 마크에 현재의 온도가 나타난다. 현재 개발된 온도띠는 섭씨 5도 간격으로 영하 5도에서 40도까지 나타낼 수 있다. 예컨대 5도 10도 15도 등으로 띠에 표시된다. 아울러 온도가 40도를 넘으면 바깥 활동을 중단하라는 의미에서 'STOP'사인이 나타난다. 비슷한 원리를 적용,바깥의 자외선이 강하면 자외선 표시가 진하게 나타나고 약하면 약하게 나타나는 마크가 옷감에 전사돼 있다.

이 제품의 원리는 안료에 있다. 색상이 발현되는 온도가 서로 다른 안료를 띠 형태로 배치, 이를 옷감에 전사한 것이다. 성균관대 섬유공학과를 나와 동대학원 유기소재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고 대표는 "단순히 안료만으로 만든 게 아니라 여기에 우리 회사의 기술이 가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외국에서 온도계 자체를 옷에 부착했다가 온도계가 깨지는 바람에 이를 상용화하지 못한 사례가 있는데 우리는 안료 방식으로 상용화했다"며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열린 아웃도어쇼(8월4~7일)에 출품해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 제품의 브랜드는 '오토 센서 써모미터'다.

고 대표는 "앞으로 아웃도어의류업체 스포츠의류업체 스포츠언더웨어업체 골프웨어업체 언더웨어업체 등으로 그룹을 나눠 각각 한 곳씩 국내외 업체에 독점사용권을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미 일부 그룹에선 최종 계약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원단을 사용한 옷이 연말부터 출시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은 올겨울 의류부터 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의류업체는 '현재 바깥 온도는 영하 5도,옷감 안쪽 온도는 25도' 등 온도를 의류 안팎에서 나타낼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수분을 순간적으로 흡수해 밖으로 배출하는 섬유를 개발, 2004년 4월 다산기술상을 받았고 일본 미쓰비시상사로부터 출자도 받았다. 현재 이 제품은 노스페이스 아디다스 뉴발란스 펄이즈미 콜롬비아 리복 데쌍트 등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땀이 나면 피부에서 원단이 스스로 떨어지고 땀이 식으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자기 제어형 스마트 섬유,적외선 증폭과 체열반사 기능을 동시에 갖는 극한 보온성 섬유 등 복합기능성 섬유를 잇따라 상품화했다.

1999년 창업한 벤텍스의 종업원은 41명,금년 매출 목표는 320억원이다. 61건의 특허를 등록했으며 14건을 출원 중이다. 2009년 '대일 수출 유망 100대 기업' 2010년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로 선정됐고 지식경제부장관상,국무총리상,대통령표창 등을 받았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