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 경기 우려에 따른 외국인의 매물 출회로 2%대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부채협상이 타결됐지만 미 연방정부의 지출축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고,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3일 오후 1시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6.47포인트(2.66%) 급락한 2064.80을 기록 중이다.

2일(현지시각) 뉴욕증시가 경기 둔화 우려에 급락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2100선과 120일 이동평균선(2087)선을 밑돌며 장을 출발했다. 이후 낙폭을 키운 지수는 2050선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외국인이 운수장비, 전기전자, 화학, 건설 등을 중심으로 560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685억원, 59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지수 방어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오후 들어 '팔자'로 돌아선 가운데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차익거래는 3508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는 624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288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전 업종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5% 넘게 떨어진 의료정밀을 비롯해 기계, 건설, 운수장비, 증권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삼인방이 모두 1∼3% 대 밀리고 있다.

급락장에도 불구하고 대한해운은 회생계획안 제출 소식에 사흘째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차적으로는 2000선 부근에서 지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주가수익비율(PER) 9.5배 수준인 2000대 초반을 증시 하단으로 잡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 고용과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증시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의 더블딥 우려가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경기회복 둔화는 이미 인지하고 있는 문제고, 증시가 패닉(공황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은 확보됐다"며 "지수가 더 하락한다면 2050선 수준에서 자금 집행여력을 갖춘 연기금 쪽이 지지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