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乳)값 인상을 놓고 우유업계와 갈등을 겪고 있는 낙농가들이 3일 한시적으로 우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우유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낙농가들의 연합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1일 원유 납품가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항의표시로 3일 하루 동안 우유업체에 원유 5200t을 공급하지 않는 한시적 집유 거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최종 협상시한인 5일까지 인상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무기한 납품 거부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협회 측은 "지난 3년 동안 사료비가 30% 폭등했고 구제역 여파로 유량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충분한 가격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ℓ당 704원인 원유가를 173원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는 반면 우유업계는 최고 81원 인상안을 제시,협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관련 단체를 차례로 만나 절충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말 구제역 파동으로 원유 수급이 빠듯해진 상황에서 낙농가들이 '압박 카드'의 일환으로 집유 거부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유업체들의 모임인 유가공협회 관계자는 "협상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정부의 중재노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우유업체들은 유가공협회 측에 협상권을 일임한 가운데,한시적 집유 거부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생산량 조절 등을 통해 공급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기간이 긴 분유와 치즈는 원유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기존에 생산해둔 물품으로 한동안 대체할 수 있지만,마시는 우유는 당장 수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는 일부 소매점에서 우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현 시점에서 공급 거부 사태가 겹치면 우유 품귀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