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각종 비리의 온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은 1998년 평가원 설립 이후 첫 감사 결과 직원들의 뇌물수수·횡령 등의 혐의를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평가원 직원 5명은 2009년부터 2년간 총 8000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해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이들은 수능 출제위원들에게 전달되게 돼 있는 격려금을 중간에서 가로채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평가원 고위공무원 A씨는 수능시험 문제지 인쇄 업체로 부터 1300여만원의 뇌물을 챙겼다.

감사원에 따르면 A씨는 업체가 계약과 달리 저가 용지를 사용했는데도 이를 눈감아 줘 총 4억3000여만원의 부당 이익을 챙기게 했다.수험생들이 쓰는 샤프펜슬 구매를 담당한 B씨는 규정산 국산품을 쓰게 돼 있는데도 특정 업체가 납품한 중국산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결과 지난해 수능을 치룬 수험생 중 약 70%가 “샤프펜슬이 잘 부러진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평가원 선임위원 C씨는 업무와 유관한 업체에 이사로 취임해 7600여만원의 급여를 받다가 적발됐다.아울러 감사원은 수능시험 출제시 합숙·격리된 직원에게만 주기로 돼 있는 격려금을 평가원이 일반적으로 출·퇴근하는 직원에게 3년간 총 24억여원을 준 사실도 적발했다.

한편 감사원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감사를 통해 공사가 지난해 평균 5%정도 교재비를 고가 책정해 총 74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도 적발했다.또 EBS 구매담당 직원이 업체로 부터 해외여행 등 금품을 수수한 후 특혜를 준 사실도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