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 차관들이 먼저 솔선해서 휴가를 꼭 다녀오길 바란다. "

김황식 국무총리가 1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말이 나오자 국무위원들의 반기는 표정이 역력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그렇지만 휴가와 관련한 총리의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총리는 "휴가 기간을 활용해 소관 분야의 민생 현장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업무 공백으로 인한 불편이 없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휴가를 가도 업무는 잊지 말라는 주문이다. 총리는 내달 11~12일 휴가를 낸 상태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장관들이 제대로 휴가를 즐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휴가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국방 개혁,병영 내 구타 사건 등 이슈가 워낙 많아 그런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직원들에게는 "꼭 가라"고 했지만 정작 자신의 휴가는 정하지 못한 상태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내달 초 2~3일 휴가를 냈지만 특별한 계획은 없다.

3일만 휴가를 내고 자택에 있기로 한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장관급)은 "나는 어쩔 수 없지만 너희는 일주일씩 챙겨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남윤선/강경민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