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으로 파산한 미국 2위 대형 서점 체인 보더스가 결국 회사 매각을 포기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보더스는 19일로 예정된 파산법원의 회사 경매를 취소했다. 지난주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나자피코스와 회사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된 후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산절차는 이르면 오는 22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399개 보더스 매장도 이날 문을 닫을 예정이며 직원 1만700여명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청산회사인 힐코머천트와 고든브러더스그룹은 보더스의 자산 매각을 9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마이크 에드워즈 보더스 사장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슬픈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며 "급변하는 도서 시장과 미국 경제 침체라는 역풍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1971년 설립된 보더스는 지난 2월 12억9000만달러(1조3700억원)의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뉴욕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아마존의 킨들과 애플의 아이패드 등 급성장하는 전자책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이후 보더스는 전자책 단말기 '코보'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진입장벽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파산보호 신청 이후 출판사들이 보더스와는 먼저 책을 공급해주고 대금은 나중에 받는 기존 계약 방식을 꺼려 자금난이 가중됐다.

보더스가 문을 닫음으로써 종이책 시장의 쇠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온라인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닷컴의 마이클 모리스 애널리스트는 "보더스의 몰락은 종이책 시장의 쇠퇴를 가속화할뿐 아니라 출판 생태계에서 서점이 담당했던 신인 작가 발굴 기능도 크게 위축시킬 것이란 점에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