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오남용 사고 방지 제도적 장치 마련

보건복지부는 가정상비약 약국 외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을 이르면 9월 중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4일 "현재 약국 외 판매가 어려운 감기약, 해열진통제 등을 심야나 공휴일에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 추진 일정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장관은 이어 전문가 간담회와 공청회를 거쳐 이달 말께 약사법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7∼8월 입법 예고 후 규제심사 및 법제처 심사를 거쳐 이르면 9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약사법 개정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는 오는 7일과 11일 2차례, 공청회는 15일께 열릴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약리학·약물학·임상의학·사회약학 전공 교수 등 전문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이 참여한다.

공청회에는 소비자단체와 시민단체 대표 2명, 의사협회와 약사회가 각각 추천한 인사, 언론계 인사 2명, 정부 대표 등이 참석한다.

진 장관은 "간담회와 공청회에서 전문가 및 관련 단체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예정"이라며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약국 외 판매 대상 의약품의 안전성 검토, 판매 장소 등 제도 도입 방안, 유통과 회수 등 사후관리 방안이 심도 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장관은 "약국 외 판매 대상 의약품의 오남용에 따른 약화(藥禍)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충분히 검토해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어 앞으로 법 개정 과정에서 의사 및 약사단체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결국은 국민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정부도 국민 불편 차원에서 (의사 및 약사단체) 설득 노력을 하겠지만, 언론과 국민도 관심을 갖고 채근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약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진 장관은 "정기국회에서는 예산 부수 법안이 아니면 우선 심사순위에서 밀리게 마련인데, 이것은 또 다른 난관이다.

여당과의 당정 협의를 통해서 충분히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국민 관심이 많은 만큼, (약사법 개정안이) 다른 예산 부수 법안과 함께 우선 심사되도록 협조를 이끌어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동욱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약국 외 판매에 따른 안전성 대책과 관련 "약 자체의 안전성보다는 복용 횟수에 따른 안전성이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제약사나 도매상에서 약품이 얼마나 공급되는지를 파악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판매 담당자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교육을 통해 상식 수준의 안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또 약국 외 판매 장소에 대해서는 "약사법 개정의 목적이 취약시간대 국민 의약품 구매 불편 해소인 만큼, 심야와 공휴일에도 국민이 약을 살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이런 점을 고려해 판매 장소 지정 기준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