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안 통과시 투자심리 개선…'안도 랠리'
운수장비ㆍ화학주 등 주도주 다시 부상 전망

그리스의 재정위기를 봉합하는 분수령이 될 긴축안에 대한 의회의 표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스 의회는 29일(현지시간) 정부가 제출한 '중기 재정 전략(MFST)'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다.

우리 시간으로 30일 새벽 통과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하게 짓누르며 새로운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날 그리스 의회의 표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스 의회의 긴축안 통과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재정위기에 대한 완벽한 해법은 될 수 없을지라도 그동안 시장을 억눌렀던 악재로서의 역할은 상당 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29일 "집권 여당이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재정 긴축안의 통과가 가능할 것이다.

여러 변동 요인들이 남아있지만 적어도 그리스 문제 만큼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그리스와 관련한 변동성 구간을 주식 비중 확대의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도 "재정 긴축안 통과를 전제로 한 국제사회의 지원 방법도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긴축안 통과 이후 증시 회복 탄력성이 강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리스 위기로 인해 눈치보기 장세가 심했던 국내 증시가 제 모습을 찾아가며 재차 상승 탄력을 높여갈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증권 유수민 연구원은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해결에 대한 기대가 우세한 상황이다.

불확실성 해소 이후 글로벌 증시의 안도 랠리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그는 "빠질 만큼 빠졌다는 시장의 인식이 그리스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와 함께 투자심리에 큰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양종금증권 조병현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사태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면 당연히 증시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그리스 해결로 인한 환호 이후 그 뒤를 이어줄 무언가가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리스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되더라도 선제적으로 움직이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에 대한 또 다른 우려나 미국의 불안한 경제지표 등 부정적인 사안들이 다시 대두될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긴축안이 통과될 경우 기존의 주도주였던 운수장비와, 화학, 전기전자(IT)의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심리가 개선될 경우 낙폭 과대주인 주도주가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유로 강세로 이어질 경우 상대적인 달러 약세를 촉발해 국제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의 상승이 나타나면서 화학, 정유, 조선주에 대한 강세도 기대해 볼 만하다.

(서울연합뉴스) 고유권 기자 pisces73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