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의사부인' 사망사건 첫 공판 결과…
만삭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백 모 씨가 첫 공판에서 살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한병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백씨 변호인은 “부인의 몸에서 목 졸린 흔적이 없으며, 둘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는 증거도 없다. 둘은 원만한 부부관계였으며 살인할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백 씨의 변호인은 숨진 부인의 몸에 난 상처가 목을 조를 때 나는 상처와 다르고, 부검을 다시 하면 사인을 밝힐 수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부인은 손으로 목이 눌려 숨진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나 재부검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백씨 변호인은 침실 이불에서 발견된 혈흔에서 피해자의 DNA가 나왔다는 데 대해 “부인의 DNA는 나왔지만 그것이 혈흔에서 나왔다는 근거가 없다. 부부 사이가 지내는 곳에서 땀이나 피부 각질 등에서도 나오는 DNA가 나오는 건 상식적인 것”이라고 진술했다.

백씨 변호인은 국과수 감식결과와 경찰 수사과정에도 의문점이 있다며 해외 법의학자 등을 통해 이를 증명해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이미 다 나온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인 양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변호인 측에서 말하는 법의학자 등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사건 당시 피고인의 이마 등에 난 상처가 어떻게 난 것인지에 대한 공방도 치열했다. 검찰 측은 부인과 다투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라고 밝혔지만 백씨 측은 부엌 선반 문을 열다 난 상처라고 주장했다.

백 씨는 전문의 자격시험을 잘 치르지 못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장시간 게임을 한 뒤 만삭의 부인과 다투다 부인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날 증인대에 오른 피해자의 어머니 김모(55·여)씨는 피고석에 앉은 백씨를 향해 “양심과 하늘을 속이려 하지마라. 슬퍼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줬으면 좋겠다. 뻔뻔하지 않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백씨는 “부인을 죽이지 않았고, 폭력이라고 할 만할 어떤 신체적 접촉도 없었다”고 진술했으며 공판 내내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

다음 공판은 7월 7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