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은 지난해 6월19일 위안화 환율을 하루 0.5% 내에서 변동할 수 있도록 하는 관리형 변동환율제를 2년여 만에 재개했다. 위안화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당 6.82위안으로 사실상 묶여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위안화 가치는 하루 최대 0.43% 오르고,최대 0.36% 내리는 등 변동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 1년간 미국은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20~30%나 저평가돼 있다며 위안화 절상을 압박해왔다. 반면 중국은 완만한 절상 방침을 고수하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해왔다. 최근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위안화 절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스탠다드차타드는 "중국이 조만간 위안화 변동폭을 하루 0.5%에서 1%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향후 위안화 절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위안화 1년물 선물은 지난주 달러당 6.3830~6.3860위안에 거래됐다. 이는 1년 후에 위안화 가치는 달러에 비해 1.4% 오를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리추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이코노미스트는 "무역흑자가 줄고 있는 데다 인플레 효과를 감안하면 절상 압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약화됐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날 고객들에게 위안화 강세에 베팅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이 증권사의 제임스 웨스트우드 증권부문 브로커는 헤지펀드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당분간 위안화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될 조짐인 반면 그리스 재정위기 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러나 "위안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런 권유는 단기적인 위험을 회피하는 전술적 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