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선크림 효과 표시에 대한 새 지침을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어떤 선크림이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가장 잘 보호하는지,선크림이 정말 방수가 되는지 등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6억8000만달러 규모의 선크림 시장에 일대 변혁이 예고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FDA는 새 지침에서 자외선A(UVA)와 B(UVB)를 모두 차단해야 '광범위 선크림'이라는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피부 화상을 일으키는 주범은 자외선B이며,자외선A는 피부 깊은 곳까지 침투해 보다 심각한 피부 손상과 노화를 유발한다. 두 종류의 자외선 모두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

또 자외선차단지수(SPF) 15 이상인 선크림만 일광화상과 피부암,피부 노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을 라벨에 기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국내에선 피부암 예방 등의 효능을 기재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이번 결정이 미국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국내 업체들은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글로벌협력팀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식약청이 화상,피부암,조기 피부 노화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을 표기할 수 없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FDA의 이번 지침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FDA는 또 피부에 바른 선크림이 물이나 땀에 씻겨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인 '방수(water-proof)' 또는 '방한(sweat-proof)' 표시는 금지하고 대신 '40~80분 동안 물에 견딜 수 있다(water-resistant)'는 식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2시간 이상' 자외선에 노출돼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내용은 FDA의 승인 없이는 쓸 수 없게 했다. 자외선A 차단효과를 나타내는 4단계 별(star) 표시도 없애기로 했다. 국내의 경우 미국과 달리 자외선A 차단지수를 PA로 표시하고 있다.

유창재/민지혜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