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은 한국 제약산업의 격변기적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입니다. 5~10년 뒤 중국이 세계 2위 제약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한국이 아시아 제약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은 잠시 열렸다 닫힐 것이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

사노피신데라보,바이엘 등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사에서 30년간 영업사원,본부장,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친 김광호 보령제약 대표.그는 지난 1월 국내 15번째 신약 '카나브(고혈압치료제)'를 출시한 뒤 멕시코와 2300만달러의 대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김 대표는 "한국이 아시아 제약시장에서 성장 잠재성은 크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약 연구 · 개발(R&D)에서 국경의 제약이 상당 부분 사라지고 있는 지금,결국 중요한 건 사람과 네트워크 형성"이라며 "그냥 연구소를 세우는 것보다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5위 제약업체인 GSK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5년간 법인장을 맡고 있는 김진호 한국GSK 대표는 "한국이 다국적 제약사를 직접 키우는 것보다 글로벌 판매망과 임상경험을 갖춘 외국계 제약사와의 공동 협력방안을 우선 강구해야 한다"며 "아시아 제약산업의 허브가 돼 세계 유수 다국적 제약사의 연구소를 유치하는 전략을 적절히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 두 사람은 제약업계 구조개편 방향으로 △정부의 R&D 면세 대폭 확대 △글로벌 신약연구소 유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모델 정립 △선도 업체 간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인수 · 합병(M&A) △토종 제약사와 외자사 간 공동임상 및 해외수출 협력사업 강화 등을 꼽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