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2020년엔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지만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 근거다.

15일 CNBC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의 얀 첸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비정상적인 상태가 계속되면서 금값이 현재 가격(뉴욕상업거래소 기준 온스당 1524.4달러)의 3배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내놓은 시나리오는 이렇다. 2014년까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금 수요가 증가한다. 2018년까지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해 투자자들이 금 시장을 빠져나간다. 금값이 소폭 하락한다. 그러나 2020년까지 신흥국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값은 결국 온스당 4869달러까지 오른다.

향후 5년간 새로 금을 채굴할 수 있는 광산이 거의 없는 데다 각국 정부가 금을 사들이기 시작한 점,세계 금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금 보유량을 늘리는 게 금값이 상승하는 주요 원인이다.

금 공급은 빡빡해질 전망이다. SC는 각국 375개 금광 및 30개 구리 · 비금속 광산을 조사한 결과 향후 5년간 금 생산 증가율은 평균 3.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수요는 늘고 있다.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을 지켜본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늘리는 탓이다. 작년 말 금을 내다팔던 각국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들은 21년 만에 금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은 멕시코와 러시아의 주도 하에 107t을 사들였다.

실제로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금 수요는 3812t으로 전년 대비 9% 늘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금 공급량은 4108t으로 2%만 증가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