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의회에 연방정부의 채무한도 증액을 한목소리로 거듭 촉구했다.

미 연방정부 부채는 지난달 17일 이미 법정한도인 14조294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비상조치를 통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막아놓은 상태다.민주·공화 양당은 이 문제를 재정적자 감축방안과 연계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정부 채무한도 상향조정) 시한에 임박하면 다시 한번 금융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따라서 다음달까지 이 문제를 놓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8월 초까지 의회가 정부 채무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일시적 디폴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일각의 경고를 상기시키면서 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의장도 이날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에서 연설을 통해 정부 채무한도를 상향조정하지 않을 경우 미국 경제의 신뢰도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미국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최고 신용등급인 AAA가 하향조정될 수 있으며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아주 일시적인 국채상환 중단도 금융시장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7일 미 의회가 연방정부 채무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1단계 조치로 미국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