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14일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월대비 -0.2%를 기록해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0.5%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대지진 이후 부품 공급 감소 등으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면서 소매판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 경제는 지표가 악화되고 있지만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하강)'보다는 '소프트 패치(경기회복기의 일시적 둔화)'에 빠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미 경기지표 악화의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먼저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전반적인 생산활동이 위축됐다. 남동부와 중서부의 극심한 재해와 국제 유가 상승도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전미경제조사회(NBER)의 밥 홀 회장은 "외부 충격이 없으면 미 경제는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는 13일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경기 회복은 매우 불규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방정부 채무 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대치가 계속되면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신용등급을 낮춰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