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시작된 주가상승 사이클은 3가지 요인을 본질로 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재편과 신흥시장 내수 확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달러약세로 대변되는 글로벌 유동성 붐 △선진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국내 대표기업의 폭발적인 이익 성장이 그것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 낙폭이 커지면서 상승 사이클의 본질에 대해 의심을 품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둔화에 대한 우려와 유동성 환경 악화가 추세적인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지만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최근 글로벌 경제지표 둔화는 일시적인 요인에 기인한다는 판단이다. 2차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도 유동성 환경은 여전히 긍정적이며,기업실적의 하향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기준으로 현 주가는 버블(거품)이 끼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물론 하반기 주식시장에도 굴곡과 기복이 있겠지만 추세 하락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한다.

◆늘어나는 해외 수주 모멘텀

올 하반기에는 해외 수주의 결실이 본격화하고 있는 건설업종을 유망업종으로 제시한다. 올해 해외수주가 호황을 이룰 것으로 보는 이유는 중동의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는 물론 주요 업체들의 비(非)중동 수주물량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과도한 중동 의존도를 낮춰가는 기업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비중동지역 수주 증가 효과가 하반기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비중동 지역의 발주량 증가는 이달부터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독립국가연합(CIS)에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수주시점이 늦춰지고 있는 중동발 수주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비중동 지역 수주는 업체별로 성과 차이가 크고,수주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주시점보다는 수주확보 여부(최종 수주 가능성)와 시장다변화의 전략적 관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3분기 주택시장 회복 기대

3분기 중 주택관련 지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건설주의 주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 혹은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국내 건설업황은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이는 '민간 주택공급의 회복'의 형태로 나타날 전망이다.

지표상으로는 주택가격이 더디지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량 역시 2006년 이후 평균을 상회하는 양호한 수준이다. 문제는 주택시장 지표와 체감되는 시장 분위기 간에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주택가격 움직임의 지역격차와 민간 주택공급 부재에 따른 것이다.

지표와 무관하게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크게 떨어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양도세 거주요건이 폐지된 과천과 1기 신도시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한번도 완화된 적이 없는 거주요건 폐지는 강도나 시차의 문제일 뿐 해당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번 양도세 거주요건 폐지가 적용되는 7개 도시의 전셋값 상승 및 소형평형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3분기 이익 모멘텀 강화될 듯

건설주들의 실적은 2분기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3분기에는 매출과 이익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GS건설 등 6개 주요업체(대규모 충당금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대우건설은 제외)의 1분기 단독기준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 증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상위 6개사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1% 증가하며,시장 평균인 17.7%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격적인 이익모멘텀은 3분기와 4분기에 집중될 것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는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탓에 기저효과가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 6개사의 하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5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으로 수익 추정치가 다소 하향 조정된다 해도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모멘텀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GS건설 · 삼성엔지니어링 추천

향후 1~2개월을 건설주 매수 적기로 보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3분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중동의 발주가 증가하고,장기간 지연됐던 비중동 프로젝트 수주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 비수기 이후 주택시장 지표 회복으로 하반기 큰 폭의 이익증가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건설업종의 약세를 근본적인 국내외 업황 악화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미 노출된 실망감이 반영된 현 주가 수준에서 하반기에는 강화되는 국내외 업황과 이익개선 모멘텀을 노리며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 개별악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과도하게 주가 조정을 받았거나,향후 1~2개월 내 해외수주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우선순위를 두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다.

추천종목으로는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을 꼽을 수 있다. GS건설은 1분기 해외 수주가 부진했고,2분기까지 저조한 실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지만,비중동수주가 6월 이후 집중되고 있고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다수의 개별 프로젝트 입찰 초청을 받았다. 상반기 주택공급(상반기 4000여가구 이상)이 가장 빠르게 늘어났다는 점도 하반기에는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카자흐스탄 발전소 수주 지연과 페트로라비그(Petro-Rabigh) 발주가 연기된다는 잘못된 소식으로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 회사는 하반기 중동의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를 포함해 3년 만에 석유화학 플랜트 발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최대 수혜주다. 또한 대형화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탁월한 수행능력이 수주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hs007.oh@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