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면적이 우리의 2분의 1 정도인 네덜란드가 세계적 농업국이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가 농업선진강국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꼽힌다. 우선 농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학교와 사회를 연계한 집중화 · 체계화된 농업 전문교육이 있었다. 이를 통해 전문지식과 전문기술을 보유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점이다. 또 혁신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농업 환경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도 요인이다.

우리도 농업계 고등학교나 대학 등을 통해 농업 인력을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 농식품 분야 종사인력을 위한 사회교육제도 시스템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농식품 업계 대부분이 전문인력 부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인력 육성을 통해 농식품 산업을 진흥하고자 농수산물유통공사 산하에 농식품유통교육원을 개원한 지 벌써 26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농업 교육의 주안점은 1980년대에는 전국 도매시장 거래의 투명성 · 공정성 확보와 시장 활성화 및 산지의 유통 · 출하의 효율화 · 규모화에 있었다. 1990년대에는 우리 농산물 수출 확대가 관건이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의 유통 확대와 직거래 확대 정착 등이 과제였다.

최근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늘어남에 따라 농산물 시장이 점차적으로 개방될 수밖에 없는 농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농식품 산업의 대외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농식품 종사자들을 네트워크화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현재 한 · 유럽연합(EU) FTA를 비롯해 한 · 미 FTA,한 · 중 FTA 등 지속되는 농식품 시장 개방이라는 파고에 직면해 있다. 개방 파고가 우리 농식품산업 성장 등에 영향을 주겠지만,각계각층의 유통 종사자가 전문성을 갖고 우리 농식품의 품질 고급화를 통한 세계화,공정거래질서 확립 등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를 가진다면 개방의 파고는 낮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교육원은 향후 부족한 교육시설을 2013년까지 확충하고 심화된 유통 · 식품교육 커리큘럼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유럽 최고의 농과대학인 네덜란드 바헤닝언대와 제휴해 전문교육 인프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한걸음 더 나아가 전문교육 · 연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를 농식품유통대학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우리 농식품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시장개방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남상원 <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교육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