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철옹성 '행정부처 칸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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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에서 금방 나온 지방재정 통계자료는커녕 철이 지난 책자도 받지 못해 답답합니다. " 기획재정부의 사무관 A씨가 8일 기자를 만나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지방자치단체 주무부처인 행안부가 지난해 지방재정을 가집계한 자료를 뽑아놓고도 재정부와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지방채무가 국가 재정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방재정은 재정부 내에서도 민감한 주제다.
A씨는 "가결산 자료가 나오기 전부터 요청해왔는데 행안부에서는 '이달 말 각 지방의회에서 확정될 때까지는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지금 재정부에선 2009년 자료가 최신"이라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일이 반복되다보니 재정부는 행안부에 웬만한 자료를 아예 요청도 하지 않고,행안부 홈페이지에서 공시된 자료를 찾아본다는 게 A씨의 설명이었다.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련 업무 협조가 잘될 리 없다. 재정부는 지난 2월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짜기 위한 작업반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지방재정을 논의하는 분야도 신설했다. 하지만 고용 등 다른 분야와 달리 진전이 거의 없는 상태다.
부처 간 소통 부재가 정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사례는 많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재정부가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으로 추진해온 가정 상비약의 슈퍼마켓 판매를 독단적으로 유보했다. 재정부와 아무런 협의 없이 약사회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복지부 장관이) 사무관보다도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부터 줄곧 부처 간 소통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을 강조해왔다. 부처 통 · 폐합도 시행했고 정책조정회의도 자주 열었다. 하지만 정작 실무라인에서는 부처 간 장벽이 높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얘기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추고 하나의 팀으로 대응하자"고 당부했다. 부처 간 소통을 통해 산적한 경제현안을 풀어내는 리더십을 기대한다.
서보미 경제부 기자 bmseo@hankyung.com
A씨는 "가결산 자료가 나오기 전부터 요청해왔는데 행안부에서는 '이달 말 각 지방의회에서 확정될 때까지는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지금 재정부에선 2009년 자료가 최신"이라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일이 반복되다보니 재정부는 행안부에 웬만한 자료를 아예 요청도 하지 않고,행안부 홈페이지에서 공시된 자료를 찾아본다는 게 A씨의 설명이었다.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련 업무 협조가 잘될 리 없다. 재정부는 지난 2월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짜기 위한 작업반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지방재정을 논의하는 분야도 신설했다. 하지만 고용 등 다른 분야와 달리 진전이 거의 없는 상태다.
부처 간 소통 부재가 정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사례는 많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재정부가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으로 추진해온 가정 상비약의 슈퍼마켓 판매를 독단적으로 유보했다. 재정부와 아무런 협의 없이 약사회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복지부 장관이) 사무관보다도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부터 줄곧 부처 간 소통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을 강조해왔다. 부처 통 · 폐합도 시행했고 정책조정회의도 자주 열었다. 하지만 정작 실무라인에서는 부처 간 장벽이 높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얘기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추고 하나의 팀으로 대응하자"고 당부했다. 부처 간 소통을 통해 산적한 경제현안을 풀어내는 리더십을 기대한다.
서보미 경제부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