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Groupon)은 큐레이터(전시기획자)입니다. "

한국을 찾은 앤드루 메이슨 그루폰 창업자(30 · 사진)는 그루폰의 소셜커머스 사업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메이슨은 7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셜커머스란 결국 그냥 반값 할인해주는 모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그루폰은 스스로 큐레이터라는 느낌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업주를 선정하기 전에 직원들이 직접 경험해 보도록 함으로써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198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메이슨은 2003년 노스웨스턴대에 들어가 피아노와 록밴드에 심취했던 음악학도였다. 시카고 지역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하다 2008년 11월 소셜커머스의 원조인 온라인 쿠폰업체 그루폰을 설립, 창업 2년여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최근 상장을 앞둔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300억달러(32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이슨은 이날 그루폰을 창립하게 된 유래를 설명했다. 2006년 11월 자신이 쓰던 휴대폰을 해지하려다 그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알게 돼 사회적 단체활동을 하는 웹사이트 '더 포인트(The Point)'를 만들었는데 이 사이트가 그루폰의 전신이 됐다는 것.

"그루폰은 당시 더 포인트의 부가 프로젝트로서 소비자의 경험과 소비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를테면 스카이다이빙처럼 평소 잘 하지 않을 것 같은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함께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

그런데 이 아이디어가 대성공을 거둔 것.특히 사업자들의 호응이 컸다고 한다. 일부 사업자들은 그루폰과 함께 이 행사를 하기 위해 9개월이나 기다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영세 사업자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신들의 힘으로는 TV나 라디오에 광고를 할 수 없었으니까요. "

그의 말처럼 그루폰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미국 120개 도시와 유럽 100개 도시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최근엔 아시아와 남미에 진출해 3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했다. 그루폰은 현재 세계 46개국,500여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구글이 60억달러에 그루폰을 사겠다고 제의했지만 메이슨이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반값 할인을 앞세워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셜커머스지만 환불 문제,소비자 불만 등으로 인해 시끄러운 것도 사실이다. 메이슨은 이에 대해 "그루폰의 성공 요인이 바로 그 소비자 불만 문제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루폰은 창업 이래 두 가지에만 집중해 왔다고 한다. 첫 번째는 업체 선정시 품질을 중시한다는 것.메이슨은 "매장이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한국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모두들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루폰이 집중한 두 번째는 소비자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계속해서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는 "반값 할인이라는 놀라운 가격과 불만족시 무조건 100% 환불해 주는 정책이 오늘날의 그루폰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