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맥도날드, 지난달 햄버거값 두차례나 올렸다…몰래

1일 최대 300원 올린 데 이어 23일에도 300원 인상…빅맥세트 5200원
버거킹도 올해들어 두 차례 인상

한국맥도날드와 버거킹이 슬그머니 햄버거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가 부담때문이라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지만 주재료인 쇠고기가격이 하락하고 가격인상을 공지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23일 햄버거부터 머핀까지 전반적인 메뉴의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다.

맥도날드의 인기 품목인 빅맥은 기존 3600원에서 100원 오른 3700원, 빅맥세트는 5000원에서 200원 뛴 5200원으로 조정됐다.

소시지 에그 머핀은 2300원에서 2400원,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버거는 4300원에서 4500원, 더블 불고기 버거는 3600원에서 3700원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달 1일 런치세트 가격을 최대 300원 올린 데 이은 두 번째 인상이다.

버거킹은 지난 4일부터 와퍼주니어를 제외한 와퍼, 치즈 와퍼, 더블 와퍼의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판매량이 높은 햄버거인 와퍼 가격은 기존 4700원에서 4900원, 치즈와퍼는 5300원에서 5500원, 더블 와퍼는 68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랐다.

또 버거킹의 사이드 메뉴인 후렌치후라이, 어니언링, 멕시칸윙의 가격도 100원씩 인상됐다.
[단독]맥도날드, 지난달 햄버거값 두차례나 올렸다…몰래
맥도날드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밀가루, 양상추, 가스 가격 등 물가인상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며 "다만 레귤러 세트 사이즈를 라지로 변경하는 가격을 600원에서 500원으로 인하하고 런치세트의 최저가격 3000원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버거킹 관계자 또한 "지난 4월부터 양상추, 피클, 토마토 가격이 급등했다"고 인상 배경을 밝혔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이처럼 올해 초 원가가 오른 것을 햄버거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꼽았지만 이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햄버거의 주재료인 쇠고기 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인하됐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육우가격은 kg당 5793원으로 전달보다 16.7%, 전년동기대비 무려 40.9%나 하락했다. 한우가격도 대폭 떨어졌다. 한우가격의 경우 지난달보다 23.9%,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 폭락했다.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방식 또한 눈총을 받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언론에 공개하진 않았지만 매장 내에서 고객들에게 인상된 가격을 알렸다"고 말했다.

매장 내 메뉴판 숫자만 수정한 채 아무런 공지도 하지 않은 것. 올해 초 식품업체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공지 없이 슬그머니 가격을 인상하는 행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반면 롯데리아와 KFC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햄버거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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