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희토류 업체들이 인수 · 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라질 최대 철광석업체인 발레도 희토류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는 등 기존 자원 메이저 업체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데 따른 행보다.

◆중국 추격 나선 선진국 기업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일하게 희토류를 생산하는 몰리코프 자회사 몰리코프미네랄스는 최근 에스토니아 희토류 생산업체 AS실메트의 지분 90%를 8900만달러에 인수했다. AS실메트는 연간 3700t을 생산하는 유럽 최대 희토류 회사다. 몰리코프는 앞서 미국 애리조나주의 희토류 합금업체 산토쿠아메리카(SAI)도 1750만달러에 인수했다. 몰리코프는 SAI에 캘리포니아주 희토 광산에서 생산된 원료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SAI는 중국산 희토류 금속에 의존하지 않고 희토류 합금을 생산하는 북미 최초의 업체가 됐다.

미국의 트리제트마이닝도 몽골희토류수출회사(REE)의 지분을 40% 인수하기로 했다. 벨기에의 화학기업 솔베이도 최근 프랑스의 로디아를 48억달러에 인수했다. 로디아는 희토류로 복합화학물을 만드는 업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M&A로 솔베이의 연간 매출은 60%가량 증가,매년 12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연간 2억50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 최대 철강회사 신일본제철,JFE와 종합상사 소지쓰 및 일본 금속광물자원공사(JOGMEC)는 최근 세계 최대 니오븀 광산회사인 브라질의 CBMM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이 지난해 영유권 분쟁을 이유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자체 생산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신흥국 기업 M&A 관심

브라질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도 희토류 생산을 공식 발표했다고 FT가 최근 보도했다. 알로이지오 메르카단치 브라질 과학기술부 장관은 "중국에 맞서 희토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발레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서방국가 모두에 이득"이라며 "아직 준비단계이지만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난립한 희토류 업계를 구조조정하기 위해 M&A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중국 최대 희토류 제조업체인 몽골리아바오터우철강은 이달 말까지 35개의 인근 지역 광산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 희토류 금속

rare earth metal.란탄 계열 15개 원소(원자번호 57~71번)와 스칸듐,이트륨을 합친 17개 원소를 일컫는다. 백금과 텅스텐처럼 희귀금속의 한 종류다. 화학적으로 안정되면서도 열을 잘 전달해 광학유리 · 전자제품 등 첨단산업(반도체,풍력터빈,하이브리드카) 소재로 쓰인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