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국제업무 담당자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의 고위층을 만났다. 면담의 주제는 국내 증시 상장 건.거래소 관계자는 5일 "지난달 말 미국에서 GM의 고위직 인사들을 만나 한국 증시 상장을 검토해줄 것을 제안했다"며 "지난해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이 내세운 '글로벌 100대 기업 유치'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지난달 24일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현지 기업 대상의 상장설명회를 갖는 등 유치 활동을 벌이던 중 GM 측과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GM 측이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상장까지 생각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혀 추가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성사될 경우 직상장보다는 2차 상장 형태가 유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GM 외에도 미국 기업 3~4군데를 함께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이사장은 작년 말 해외 우수기업 유치를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는 올초 미국 포브스지 선정 우수기업 등을 참고해 유치 대상 리스트를 작성했다. 기업의 건전성뿐만 아니라 한국과의 관련성 등을 별도 기준으로 골라낸 후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등 업계와 손잡고 본격적인 유치작업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국내 상장된 해외 기업들은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다. 중국고섬이 거래 정지되는 등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지며 투자자들의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해외 증시에서도 중국 기업의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요즘 화두다. 이에 따라 거래소도 유치작업이 까다롭지만 투자자 관심이 높은 우량기업을 '유치 희망 1순위'에 올리기 시작했다.

거래소는 나스닥 상장사 등 일부 우량기업에 대해선 상장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미 선진 시장 상장을 통해 기업건전성을 검증받았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거래소와 교차상장을 통해 상장기업을 다양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놓고 있다. 상장 유치작업을 위해 일본과 영국 등 선진 시장 방문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