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최근 사임한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 후임에 정수현 현대엠코 사장(59)을 임명했다.

정 신임 사장은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 출신으로 30년 이상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건설 전문가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1975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사업본부 전무,김포도시개발사업단 전무,건축사업본부장 부사장을 거쳤다. 지난 4월 현대엠코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조위건 전 현대엠코 사장의 사임으로 2주 만에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현대건설 인수 후 김 전 사장의 후임자를 물색하다 건축 전문가이자 현대건설에서 잔뼈가 굵은 정 사장이 사내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전문경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보고 그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전문가인 만큼 자리를 잘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 사장은 김창희 현대건설 부회장을 보좌해 국내외 토목 · 건축 사업의 실무를 지휘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 사장이 김 전 사장처럼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에선 정 사장의 이동과 관련,이날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합병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과 현대엠코를 둘다 잘 키워 합병보다 더 큰 시너지를 얻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사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현대엠코 사장에는 손효원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59 · 부사장)이 임명됐다. 손 부사장은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사업본부 상무 및 전무를 거쳤으며 작년부터 부사장을 맡아왔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