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9일은 '치아의 날'이다. 여섯 살(6) 때 영구치(9)가 나오고 아울러 치열 정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여섯 번째에 있는 어금니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치아건강은 타고난다고 말하지만 바른 생활습관과 주기적인 관리가 건강한치아를 늘그막까지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충치(치아우식증) 발생엔 타액 중 충치유발세균의 양과 타액분비량,식단 구성과 식사습관이 가장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칫솔질하는 시간과 습관,치아 검진 주기 등이 부수적으로 작용한다.

요즘 서울대치과병원 등 일부 소아치과에서는 충치위험도를 사전 예측해 고 · 중 · 저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이에 적합한 맞춤예방 치료를 선보이고 있다.

◆단 음식 먹는 횟수를 줄여라

구강엔 충치를 유발하는 뮤탄스균(streptococcus mutans)과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reuteri)가 상존한다. 뮤탄스균은 충치 발생에 관여한다.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세균막(플라크 · plaque)의 일원으로 치아에 붙은 당을 분해해 산을 만들고 이것이 치아의 칼슘 성분을 녹여내 치아가 손상되게 유도한다.

김영재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구강 안에 존재하는 뮤탄스균 숫자가 증가하면 충치 위험이 커진다"며 "대략 타액 1㎖에 이 균이 50만개 이상 있으면 충치가 잘 발생하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해준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은 3개월마다 치과검진을 받고 반드시 치실을 사용하며 당분 섭취를 줄이는 식단 조절이 필요하다. 또 일반 치약 대신 불소 함유 치약을 쓰고 클로르헥시딘처럼 강력한 구강청결제를 사용토록 한다.

락토바실러스균은 충치 상태를 악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균은 글루칸수크라제(glucansucrase)를 분비해 음식물의 설탕 성분을 길고 끈끈한 사슬모양의 당분으로 전환시켜 플라크에 들러붙게 한다. 타액 1㎖당 100만개 이상이면 고위험군,10만개 수준이면 중등도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김 교수는 "락토바실러스균은 식단에 함유된 탄수화물 양 및 섭취 빈도와 상관관계가 있다"며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즐기거나 섭취 빈도가 증가하면 뮤탄스균에 의한 산 생성량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내산성(耐酸性)을 띠는 락토바실러스균이 급격하게 불어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타액을 배양해 락토바실러스균이 과량 검출되면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습관이 형성돼 치아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충치 유발 세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 젤리 인절미 초콜릿 요구르트처럼 끈적거리고 당분이 많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침 분비량을 늘려라

입안의 침은 충치유발 세균이 분비하는 산을 중화하고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을 씻어내는 자정작용을 한다. 또 락토페린(lactoferrin),락토퍼옥시다제(lactoperoxidase) 등 구강세균 억제 효소와 면역글로불린A(IgA) 같은 항체가 들어 있어 고유의 항균작용을 한다. 따라서 분당 침 분비량이 1㎖ 이상은 돼야 원활하게 구강 내 산성 환경을 중화시킬 수 있다.

침 분비가 적으면 인공타액을 쓴다. 특히 구강건조증이나 항암치료 등으로 타액 분비가 부족하면 인공타액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인공타액은 항균작용이 없기 때문에 자연적인 침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당분이 없는 파라핀왁스나 자일리톨 성분의 껌을 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일리톨은 일반 당분과 달리 구강세균이 당분을 분해하더라도 충치를 유발하는 끈끈한 사슬모양의 당분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같은 병원 현홍근 교수는 "어릴 때 치아가 부실하게 형성돼 산에 취약하거나,덧니 등으로 치열 상태가 좋지 않거나 이를 잘 안 닦는 경우,치아에 깊은 홈이 파여 칫솔질로 플라크가 잘 제거되지 않는 경우에 충치위험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이어 "음식 섭취 후 약 1시간이 지나야 구강 내 산이 중화된다"며 "하루 세끼 식사에 추가로 세 번 간식을 먹으면 하루에 6시간 동안 치아가 녹고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 간 치아를 메워라

음식을 씹을 때 시큰거리거나 통증을 느낄 경우 충치나 잇몸질환이 아니라면 치아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최연조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교수는 "치아가 균열될 경우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피하고 조심스럽게 지낸다면 치아 교합(맞물림) 조정만으로 충분하지만 심한 경우엔 균열 부위를 제거하고 그 부분을 합성수지(콤포지트 레진) 등으로 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금이나 세라믹으로 치아를 씌워 통증을 잠재우도록 한다. 치아 균열을 피하려면 딱딱한 음식을 피하고,밤에 이갈이가 심하거나 이를 습관적으로 악물고 있는 경우엔 틀니 모양의 보조장치를 착용하는 게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