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이끌 기술 中企] (4) 이즈미디어 "아이폰4·갤럭시S 카메라 성능 우리가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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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모듈 검사장비 제조…매출액 90% 수출로 달성
"아이폰4의 카메라와 갤럭시S 카메라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모두 우리 장비의 검사를 거쳤다는 점입니다. "
홍성철 이즈미디어 대표(40)는 1일 경기도 안양의 연구소에서 자신이 개발한 검사 장비들을 가리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즈미디어는 휴대폰 카메라 모듈 검사 장비의 국내 선두권 업체로 평가받는다.
장비에 카메라 모듈을 넣으면 카메라가 촬영한 이미지를 인식해 색상 구현은 잘 되는지,노이즈나 불량 화소는 없는지 등을 정밀하게 검사해 불량품을 걸러낸다. 다른 업체들이 5~8M급 해상도의 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반면 이 회사는 12M 해상도 수준까지 기술 개발을 마쳤다. 회당 모듈 2개를 동시에 검사하는 장비도 올해 국내 최초로 내놨다. 이 회사는 최근 이 같은 우수성을 인정받기 시작해 아이폰4용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V사에 600만달러 규모의 장비를 납품했다. 지난해 매출은 201억원으로 이 중 90%가량을 수출을 통해 올렸다.
하지만 늘 호황을 누렸던 것만은 아니다. 2002년 31세에 장비를 개발한 후 홀로 창업에 뛰어든 그에게 시장은 혹독했다. 고객사를 찾아 나섰지만 기술력 시연도 못해보고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겨우 시장을 뚫고 사업을 키워 가려는 찰나 이즈미디어의 핵심 기술을 베껴 만든 카피 제품이 시중에 헐값에 유통되면서 또 한번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다시 작업복을 입고 연구소에서 신규 장비 개발 작업에 참여해야 했다. 관건은 카메라 검사 장비이기 때문에 카메라 개발 속도보다 더 빨라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시장 현황을 미리 조사하고,연구 · 개발 단계부터 고객사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고객의 니즈보다 한발 앞선 맞춤형 장비를 만들었다. 홍 대표는 "당시에는 개발과 영업,장비 설치,AS까지 도맡아 하느라 한 달에 하루 정도 집에 들어가는 게 고작이었다"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의 적극적 지원도 위기 극복의 토대가 됐다. 홍 대표의 기술을 주목한 기보가 창업자금을 보증해줬고 이후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자 2007년 5억원을 지원했다.
그는 앞으로의 사업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등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고성능 테스트 장비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올해 매출은 250억원을 웃돌 것"이라며 "스마트 기기 전반은 물론 일반 카메라까지 검사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