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대박'을 기대했던 백화점들이 예상만큼 매출이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주요 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달 월별 매출 신장률(전년 동기대비)이 1∼4월에 비해 최악의 경우 '반토막'이 날 정도로 판매가 부진했다. 성장세가 주춤한 대형마트와 달리 올해들어 기록적인 매출 신장률을 올렸던 백화점은 여러 기념일이 많은 5월에 더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이 기대를 한참 벗어났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26일까지 전점 기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 늘었고 기존점(롯데스퀘어 3개점, 대구 율하 아울렛 제외)은 9.1% 성장하는 데 그쳤다. 1∼4월 롯데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전점이 23.4%, 기존점이 16.2%였다. 특히 '황금연휴'가 낀 이달 1∼10일 매출 증가율은 전점이 15.9%, 기존점이 7.8%로 더 낮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휴때 백화점이 장사가 잘되려면 적당히 날씨가 궂어야 한다"며 "이번 연휴처럼 날씨가 화창하면 백화점 대신 야외 나들이를 많이 가게 된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은 1∼4월 매출 신장률이 전점 기준 19.7%, 기존점은 12.4%였지만 이번달 26일까지는 전점이 18%, 기존점이 11.5%로 낮아졌다. 신세계백화점도 1∼4월 매출이 전점 기준 19% 정도였는데 이번달엔 10.5%로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달 초 황금연휴 기간에 외국으로 50만명 가까이 여행을 갔다고 한다"며 "연휴에 외국여행을 갈 정도의 경제 수준이 되는 사람들이 백화점의 고객층과 겹치는 게 이번달 매출이 부진했던 주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외 여행으로 돈을 써 지갑이 얇아진 사람들이 백화점에서 소비를 줄였다는 것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도 "솔직히 5월 징검다리 연휴 때문에 백화점에 손님이 상당히 많이 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이들이 국내외 여행으로 쏠리면서 백화점이 고전했다"고 전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