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직원을 통해 기밀을 빼갔다. "

구글이 전자지갑(Google-wallet) 사업 진출을 발표하자마자 페이팔이 소송을 제기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페이팔은 전자결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이팔은 구글이 자사 임원을 스카우트하는 방식으로 모바일결제 사업의 기밀을 빼갔다며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팔 임원이었던 오사마 베디에가 구글로 옮겨 가면서 기밀을 빼갔다는 것이다. 또 베디에가 페이팔에 근무하던 다른 임원인 스테파니 틸레니우스를 스카우트한 것도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페이팔은 주장했다.

베디에는 지난 1월 페이팔을 떠나 구글로 옮겼다. 페이팔은 소장에서 "구글과 안드로이드마켓에 페이팔 시스템을 적용하는 협상을 할 때 베디에는 구글 입사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구글은 사용자들이 매장 단말기 가까이에서 휴대폰을 흔들면 대금이 결제되는 모바일시스템을 공개했다.

구글과 페이팔의 분쟁은 이미 200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구글은 온라인 결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던 페이팔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 체크아웃'이라는 결제시스템을 선보였다. 페이팔 대주주인 이베이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 사이트 결제시 '구글 체크아웃'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에 구글이 이베이와 맺은 검색광고 계약을 모두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

구글이 이처럼 전자결제 시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온라인 생태계의 마지막 관문이 결제라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구글은 검색과 온라인 광고 시장을 대부분 장악했다. 또 구글독스 등 각종 무료 프로그램을 배포하며 다른 시장을 잠식 중이며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견제하기 위해 구글버즈라는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다. 자체 시장을 만들어 경쟁자들을 고사시키고 이를 통해 구글 중심의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마지막 관문이 결제라는 게 구글의 판단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