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이 몰려온다] 日기업, 부품·전력난에 "해외로"
일본의 스미토모화학은 200억엔(26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평택에 스마트폰용 터치패널 공장을 건설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내년부터 본격 생산할 터치패널은 전량 삼성전자에 납품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용 터치패널 시장에 진출하면서 첫 공장을 일본이 아닌 한국에 짓기로 했다. 일본 화학업체인 닛폰소다(日本曹達)와 미쓰비시상사는 한국의 남해화학과 공동으로 여수산업단지에 총 430억원을 투자해 방제제 원료인 톱신 공장을 건설한다. 투자지역으로 인도 중국 한국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결국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 투자를 늘리려는 일본 기업들은 정보기술(IT) 등 첨단 산업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재일교포 출신 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일본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한국으로 옮기기 위해 KT와 협의 중이다. 소프트뱅크가 데이터센터를 옮긴다는 것은 이 회사의 모든 전산 자료를 한국에 보관하겠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세계적 규모의 해외 기업이 중요 자산인 전산 자료를 한국 기업에 일괄 보관한 경우는 없었다.

한국 이외에도 해외로 나가려는 일본 기업은 줄을 잇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부품과 원자재 부족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공장을 해외로 옮기거나 부품을 다른 나라에서 아웃소싱하려는 일본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최근 보도했다.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등에 들어가는 광학 부품을 생산하는 호리오세이사쿠쇼의 호리오 마사히코 사장은 "당장 이전할 계획은 없지만 전력과 부품 부족 상황이 길어지면 어쩔 수 없이 해외 이전이나 아웃소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쿄=차병석/안재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