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매니지먼트 회사 IMG와 타이거 우즈(미국)가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IMG는 다음달로 만료되는 우즈의 매니저 마크 스타인버그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짐 갤러허 IMG 대변인은 "스타인버그는 더 이상 IMG와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MG와 스타인버그가 결별한다는 것은 IMG와 우즈가 헤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IMG가 우즈를 버린 것이다. 스타인버그는 12년간 우즈를 전담해왔다. 우즈와 스타인버그의 관계는 선수와 매니저 관계를 넘어 친구 이상이 된 지 오래다. 사실상 우즈를 좌지우지하는 스타인버그는 IMG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할 정도다. 우즈의 불륜 스캔들이 수년간 알려지지 않았던 것도 스타인버그의 관리(?) 덕분에 가능했다.

그는 우즈의 대외 이미지와 자금 관리,각종 계약 관련 사항 등을 총괄한다. 수백만달러에서 수천만달러의 계약이 그의 손에서 이뤄진다. 골프계에서 영향력으로 따지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거물이다.

미 일리노이대 로스쿨에서 공부한 스타인버그는 IMG 인턴을 거쳐 1992년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초반에는 무명 선수 발굴을 담당했는데 1994년 아니카 소렌스탐을 IMG로 데려왔다. 당시 소렌스탐은 신인으로 상금랭킹 39위 정도의 무명선수였다.

스타인버그는 소렌스탐의 재능을 알아봤고 소렌스탐은 이에 보답하듯 이듬해 상금랭킹 1위에 올라서며 최정상 선수로 발돋움했다. 소렌스탐의 성공으로 스타인버그도 유명해졌다. 소렌스탐은 "당시 우리 둘은 동시에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1996년부터 IMG의 '보필'을 받던 우즈는 여러 매니저를 전전하다 1999년 스타인버그를 만났다. 우즈의 신비로운 이미지는 그를 통해 만들어졌다. 우즈가 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면 인터뷰 질문 수까지 그가 지정했다. 메이저대회가 아닌 일반 PGA투어 대회에 참가할 땐 대회 직전에야 경기장에 도착했다. 일반 선수들이 화요일쯤 도착해 이틀간 연습하고 1라운드를 시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회 주최 측은 우즈를 모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스타인버그는 우즈를 '비싸게' 관리했다.

우즈와 관련된 마케팅 권한 침해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응징했다. 2004년 요트 메이커인 크라이스텐센 십야드가 우즈를 위해 보트를 만들었다고 발언했다가 법정에 서야 했다. 2005년에는 CBS의 골프스윙 분석가인 피터 고스티스가 방송에서 '왜 우즈가 미스샷을 하는가'라는 내용을 말했다가 스타인버그에게 '찍혀' 우즈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했다.

2007년에는 우즈의 외도설을 처음 보도한 '내셔널 인콰이어러'를 소유한 잡지 아메리칸미디어가 우즈의 '알레르기' 내용을 보도하려고 하자 이를 막는 조건으로 이 회사의 다른 잡지인 '맨스 피트니스'에 우즈를 표지 모델로 등장시킨 적도 있다.

우즈는 최근 IMG와 스타인버그의 미래에 대해 "둘 다 나에게는 소중한 회사다. 나의 프로 경력 전체를 관리해온 회사이고 나에게 비즈니스를 가르쳐줬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스타인버그는 IMG에서 나와 별도의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려 우즈를 관리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불륜 스캔들과 부상에 시달리는 와중에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IMG마저 등을 돌려 우즈의 몸값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 IMG는 어떤 회사? 최경주·미셸 위·페더러…톱스타 매니지먼트 '제국'

IMG(International Management Group)는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마케팅 분야의 세계 최대 기업이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 미셸 위,최경주,양용은 등 골프에서만 100여명이 넘는 톱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마리아 샤라포바도 IMG 소속이다. 월드클래스급 스포츠 스타 대부분이 'IMG 제국'에 속해 있다. IMG는 1960년 마크 매코맥이 설립했다. 2003년 5월 매코맥이 72세에 심장마비로 타계한 이듬해 테드 포츠먼이 7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본부는 미국 뉴욕과 클리블랜드에 있으며 30개국에 60개 이상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회사 가치는 30억달러 이상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