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내 증시는 바닥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24일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2058)과 2060선을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급락한 지 하루 만에 반등에 나섰지만 상승폭(6.05포인트)은 전날 급락분(55.79포인트)에 크게 못 미쳤다.

뉴욕증시가 유로존 재정 위기로 하락한 상황에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약세로 장을 출발했고, 이후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가며 271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다 내림세로 장을 마감한 점은 투자심리에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값 상승과 주택지표 호조 등에도 불구하고 금융주 하락에 발목이 잡혔다.

증권업계에선 코스피지수의 바닥권 찾기 과정이 추가적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하방경직성이 높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지금 시점에는 불안 수위의 하락 등으로 증시의 버팀목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유럽의 재정위기가 해결의 수순을 밟아가고,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 종료 후에도 자생적인 회복세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확인되면 증시는 재차 강력한 상승의 모멘텀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급상으로 외국인이 '팔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관과 연기금 등 국내 자본의 투자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기관은 최근 외국인과 반대로 화학, 운수장비 등 기존 주도업종을 순매수하고 있고, 이에 지수 반등 시 관련 업종들의 상대적인 선전이 나타나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기관 매수세가 유입된 주도주의 반등세가 비주도주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증시 추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 규모에 비해 기관의 매수 규모가 적은 상황이지만, 실질적인 매수 주체인 기관의 수급을 고려해 기관이 매수하고 있는 주도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수가 바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겠지만, 이를 염두에 두고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포착할 준비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 23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로 12거래일 연속으로 1조 2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는데 이는 시중 대기 자금들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것"이라며 "'저가매수 후 장기 보유' 전략을 추구하는 연기금의 존재도 든든하다"고 밝혔다.

빠르면 상반기 중으로 판매가 시작될 전망인 은행권의 자문형 랩 신탁도 증시 수급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최근 조정으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매력이 부각될 만한 시점이란 평가도 나왔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 2100선 아래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 10배 미만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는 점 등에 비춰 저가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이뤄진 조정폭은 60일 이동평균선 기준으로 10%가량 진행됐는데, 이는 지난 일본 대지진 사태와 작년 남유럽 위기 발발 당시와 비교해 볼 때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선진시장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신흥국 시장 경기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이미 반등에 성공했고, 물가 상승 압력에 따른 긴축 사이클도 거의 마무리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국내 경기선행지수도 지금은 바닥권을 테스트하는 단계로, 2분기 중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