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은행산업에 위기를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요인 중 하나로 가계부채비율 증가를 지적했다. 2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의 은행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 자산의 질 등의 측면에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가계부채비율 증가는 향후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009년 153%에서 2010년 157%로 늘어났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도 2004년 신용카드 위기 이래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30~40%가 실주택매수 수요가 아닌 투자나 소비목적에 있는 것으로 파악돼 앞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향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 문제가 국내 은행들의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무디스는 또 "한국의 은행들은 부실여신 비율과 자산대비 수익률(ROA)이 호전되고 있지만, 홍콩이나 싱가포르 은행들이 중국 비즈니스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지난해 초부터 대출이 급증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지난 9일 발표한 한국정부에 대한 `크레디트 오피니언'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가동되고 있고 재정 적자 수준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봤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은행분야의 외부 취약성과 지정학적 이벤트 리스크는 약점으로 제기됐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는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높게 지속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군사적 충돌 및 북한정권 붕괴 등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4월 무디스는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경제회복세 등을 반영해 한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조정한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