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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訪中 닷새째] 김정일, 자동차·태양광·가전 등 中대표기업 잇따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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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선특구에 유치할 기업 물색…경제순방 잰걸음
    난징 거쳐 베이징 갈 듯…25일 후 주석과 회담 전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닷새째인 24일 양저우를 떠나 장쑤성 성도인 난징(南京)에 도착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일을 태운 특별열차가 오후 1시30분 북쪽으로 출발,베이징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빠르면 25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정일 일행은 난징의 호텔인 둥자오빈관에 임시로 짐을 풀기 전 난징판다전자에 들렀다. 난징판다전자는 1936년에 설립돼 중국 전자산업의 요람으로 불린다. 1975년 김일성이 덩샤오핑과 함께 방문했던 곳이다. LG전자와 중국에서 가전 합작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처럼 김정일이 방문하는 곳은 선친인 김일성 혹은 북한과 특별한 인연이 있거나 아니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곳으로 집약된다.

    창춘에서 들렀던 이치자동차는 북한 나선지역 투자설이 유력하게 돌고 있는 중국 2위 자동차업체다. 양저우는 곳곳에 김일성의 흔적이 남아있고 이곳에서 찾았던 징아오는 세계 1위 태양전지 업체다. 북한의 나선특구 조성을 앞두고 유치 대상기업을 물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의 방중루트는 북한과 중국의 역사적 관계를 과시하는 속에서 경제협력의 강화를 모색하는 혈맹 · 경제순례로 요약된다. 양저우에선 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만났다는 설이 유력하다. 양저우는 장 전 주석의 고향이다. 3000㎞의 먼길을 이틀이나 기차에서 자며 찾아온 사람을 안 만난다는 것은 중국인의 정서상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장 전 주석의 고향을 찾은 이유는 후진타오 주석 등 현재의 지도부보다 좀 더 '혈맹적 동지'의 정서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장 전 주석이 김일성과 김정일을 상대하며 북한의 세습체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혁명 원로들의 후손으로 구성된 태자당과 인적 구성이 상당 부분 겹치는 상하이방의 대부인 장쩌민에게 후계체제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박3일간의 양저우 방문을 통해 이번 방중 목표 중 하나로 거론됐던 안정적인 후계 문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장 전 주석이 후 주석에 맞먹는 권력을 지금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혈맹관계를 확인시키며 북한에 대한 좀 더 과감한 지원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체제를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경제적 활로를 개척하는 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김정일도 경제개발에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이 의욕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창 · 지 · 투(長春-吉林-圖門)를 돌아본 뒤 곧바로 중국 경제의 중심인 남방으로 내려와 기업들을 방문한다는 것은 "뭔가 해보겠다는 의사 표시"라는 게 또 다른 외교 전문가의 분석이다. 중국도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장위(姜瑜)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북 원조 문제와 관련,"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해줄 수 있는 범위에서 북한에 도움을 제공했고,북한이 민생을 개선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도록 하자는 게 목적이었다"며 "중국은 국제사회가 대북 원조프로그램을 전개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22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한 · 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이를 자신들(북한)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김정일을 초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조만간 개최될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작년 5월과 8월에는 중국 쪽에서 경제협력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도 간접적으로 중국식 모델을 먼저 수용할 것을 요구했었다. 양측의 빈번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협력의 실체가 미약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혈맹관계에 걸맞은 진일보한 경협 결과물을 도출해낸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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