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이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면서 유망 업체를 입주시키고 임대료 대신 주식을 받는 방식의 투자 기법이 국내에 도입된다.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투자는 이 같은 내용의 인큐베이팅 펀드를 포함해 총 2000억원 규모의 2차 모태펀드를 조성한다고 24일 발표했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1000억원을 출자하고 외부 투자사들이 1000억원을 보태는 방식이다.

인큐베이팅 펀드는 우선 시범적으로 200억원 규모로 마련된다. 인큐베이팅 단계에 있는 예비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펀드로,벤처투자가 활발한 미국과 이스라엘 등에서 일반화된 투자기법이다. 정부 자금을 집행하는 모태펀드와 운용을 맡는 벤처캐피털이 공동으로 창업보육센터(BI) 관리전문회사를 설립하고,유망 벤처기업을 골라 BI에 입주시키는 방식이다. BI관리전문회사는 사무실 공간과 각종 집기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금,회계,법률 등을 지원하고 외부 투자자를 찾아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BI관리전문회사는 창투사 투자금,관리비 등을 위해 입주기업으로부터 5%의 지분을 받는다. 중기청 관계자는 "벤처기업은 임대료 부담을 덜고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효과도 얻게 된다"며 "전문성을 갖춘 벤처캐피털이 창업보육에 참여해 다양한 업무보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입주기업들은 기술개발 등 핵심역량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중진공 목동 창업보육센터를 1차 사업지로 선정했다.

중기청은 이번 모태펀드 출자 사업을 통해 1500억원 규모의 문화콘텐츠 펀드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1000억원은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에 지원되며 500억원은 TV드라마,영화 등 문화콘텐츠 투자에 활용된다. 이와 별도로 300억원 규모의 특허기술사업화 펀드가 결성된다. 기술이전 기업,지식재산 관련 기업 등에 투자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