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최근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는 이달 19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이 7조5천25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분기 들어 한 달 반이 조금 넘는 기간에 5천972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혔음에도 1분기에도 ETF 순자산총액이 8천707억원 늘어났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올해 2조768억원이 순유출(에프앤가이드 자료)된 것과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다. 순자산총액이란 ETF에 투자된 전체 자산 중 수수료 등을 공제하고 평가손익을 가감해 산출한 금액을 말한다. 시장 규모를 비교할 때 시가총액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ETF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증시에 상장된 종목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말 64개, 올해 3월 말 74개였던 ETF 종목은 이달 19일 현재는 94개로 증가했다. 3월 말 이후 기존 74개 ETF의 순자산총액이 비슷하지만, 신규 상장한 20개 종목의 순자산총액은 무려 5천840억원 늘어났다. 뒤늦게 ETF 시장에 뛰어든 자산운용사들은 업계 최초를 강조하며 차별화한 상품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2분기에 한화투자신탁운용이 선정 종목에 1%씩 투자하는 `아리랑K100EW'를 내놨고, KB자산운용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KStar우량회사채'를 출시했다. 시장 규모와 별도로 거래도 좀 더 활발해졌다. 1분기에 1천798억원이었던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2분기 들어 19일까지 2천369억원으로 31.74% 증가했다. 하루평균 거래량도 27.33% 늘었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은 "투자자 저변이 확대된 결과로 보인다. 주가가 정체된 구간에서 순자산총액의 증가 속도가 줄지 않았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 상품 종류가 더 다양해지면, 시장은 더욱 급팽창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ETF시장 규모는 2004년 4종목 4천896억원으로 시작해, 2006년 1조원, 2007년 2조원, 2008년 3조원을 차례로 넘겼으며 작년에는 전년 대비 60% 이상 확대돼 6조 원대로 올라섰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