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숨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를 맞아 대중들 앞에 나섰다.

최근 들어 각종 토론회 등 외부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잦아졌고, 자서전 성격의 저서도 집필 중인 가운데 직접 토크쇼에 나와 자신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등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21일 저녁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인근 잔디밭에서 2009년 노제를 진행했던 김제동씨 사회로 열린 '토크콘서트'에 문 이사장이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돼 마이크를 잡았다.

노 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문 이사장은 20여분간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김제동씨와 토크쇼를 이어갔다.

비가 간간이 내리는 가운데 수천여명이 관람한 이번 토크쇼는 같은 시각 열린 서울광장 추모문화제 현장에도 생중계됐다.

문 이사장은 "어떤 호칭이 제일 좋으냐"는 김씨의 질문에 "변호사로 불러 주면 제일 좋다.

평생 천직으로 생각해왔으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법률사무소에서 노 전 대통령을 처음 봤다.

그때 부산에서 가장 젊은 변호사였고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하고 같은 세계에 속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 첫날 바로 뜻이 맞아 사무실을 같이하게 됐다"고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문 이사장은 또 "자신이 공수부대 출신이고 주특기는 폭파병이었다"고 소개하면서 "당시 여단장이 전두환씨였고 대대장이 장세동씨였는데 그때는 경례를 했다"고 말해 청중들을 웃겼다.

토크쇼 도중 두사람 뒤편에는 공수부대 시절 베레모를 쓴 문 이사장의 모습이 비치기도 했다.

김제동씨가 노 전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허리를 90도나 숙였던 경험을 이야기하자 "임명장을 수여할때 악수를 하면 다 그런 자세가 나오는데 대통령과 멀리 세우기 때문에 대통령의 손을 잡으려면 수그릴 수 밖에 없다"며 "노 대통령은 그걸 싫어해 상대방이 다가오도록 해 적당한 악수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꿈꾸는 백마강' 한 소절을 부른 뒤 "집사람이 성악을 전공하는데 노 전 대통령 생신때 묘역에서 작은 음악회를 하는데 그때 집사람이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토크쇼를 마무리했다.

(김해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