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2세 밀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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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린 하이트 진로 그룹이 얼마 전 새로운 사장 둘을 전면에 내세웠죠.
오는 9월 그룹이 완전히 합쳐지고도 수장들은 그대로 가겠지만, 이조차 그룹 회장의 2세들을 위한 것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하이트 진로가 합병하면서 새로 택한 두 사장의 의지는 남달랐습니다.
그럼에도 기존 사장단을 밀어낸 40대의 젊은 김인규 사장, 또 일본에서 불러들인 이남수 사장은 안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인사였습니다.
김인규 하이트맥주 사장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좀 더 노력해서 지금의 배고픔을 채우고 싶습니다."
이남수 진로 사장
"통합법인이 글로벌 주류기업 도약에 주력하기로 했는데 저로서는 반가운 결정입니다. 지난 2년 간 해외사업본부장으로서 봐온 것들과 뿌린 씨를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9월 통합법인이 되고 나서도 회사가 두 사람의 손에 맡겨질 것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 2세에게 한 몫 챙겨주려는 박문덕 그룹 회장의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이번 사장 인사를 통해 오래 된 하이트 실세 3명을 밀어내 언젠가는 경영권을 넘겨받을 두 아들들의 부담을 덜어줬습니다.
사실 박 회장의 2세 경영 승계는 통합을 염두에 두고 진작에 조금씩 뒤로 이뤄져왔습니다.
둘째 아들은 지난해 세간의 눈을 피해 일본 법인인 진로재팬에 들어가 이남수 신임 사장 아래에서 영업부터 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업에 몸 담아 경영에 큰 욕심이 없다는 장남도 지분은 받을 만큼 받았습니다.
박 회장 소유의 비상장사인 서영이앤티의 지분 58% 이상이 장남의 것이라 가능성은 늘 열려 있습니다.
물론 차남도 27% 정도 갖고 있는데, 서영이앤티가 그룹 지주회사인 하이트홀딩스의 2대 주주라는 점은 불편한 진실입니다.
때문에 박 회장은 과징금 380억 원을 부과받기도 했지만, 지난 달 낸 공시에서도 주주 구도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겉으로는 글로벌 주류기업이 되기 위한 통합이래도 그룹과 일본 법인에 아들 밀어주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입니다.
WOW-TV NEWS 이지은입니다.
이지은기자 luvhyem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