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채선물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으며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전날 9거래일 만에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의 동향이 관건이다. 지난달 중순을 전후로 숏포지션을 구축했던 딜러들에게 잔인한 5월이 지속되고 있다. 당시 숏논리에는 결함이 없어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6%대까지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논리에서였다. 3.25%로 인상이 예상됐던 기준금리와 3.5%에 근접해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보면 당연한 판단이었다. 박스권이 뚫리는 시나리오는 롱이나 숏 중 어느 한 편이 손절해야 가능한데 추가 금리 하락 룸이 10bp도 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딜러들이 포지션을 정리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었다. 불과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외국인의 '묻지마' 매수와 기준금리 동결, 코스피지수 조정과 국제상품가격 하락 등 주변여건이 빠르게 바뀌면서 상황을 달라졌다. 금리하락에 따른 손실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손발이 묶여 있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국고채 3년물 기준 3.7~3.8%에서도 손이 안 나갔는데 지금 레벨에는 더욱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 '내가 사기 시작하면 꼭지'라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하지만, 가격은 조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급등할 때는 외면했던 채권시장이 지수가 급락하자 금세 반영하고 있다. 시장의 무게추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금리가 하루라도 빨리 조정을 받아야 어떻게든 포지션을 재구축해 볼 수있다.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운용사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악화된 실적을 복구해야 한다. 5월 금통위 이후 금리가 오르면 매수에 나서자며 포지션을 비웠던 기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금 와서 들어가자니 늦은 것 같고 그렇다고 무한정 쉬고 있을 수 는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숏포지션이 몰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숏포지션의 '스텝'이 확실히 풀리기 전에는 강세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재홍기자 jhj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