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브랜드 '버커루'가 '리바이스'를 제치고 2위 '캘빈클라인진'(CK진)의 자리를 넘보는 등 진캐주얼 업계 지도가 바뀌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진캐주얼 판매 순위에서 게스가 2009년부터 성장해 올해도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반면,리바이스는 2009년 2위로 떨어진 뒤 해마다 순위가 내려가 작년부터는 4위로 주저앉았다. 특히 토종 브랜드 버커루는 CK진과의 매출 격차를 지난해 13%에서 올 들어 9%로 줄이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버커루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전점에서 316억원의 매출을 올려 CK진(363억원)에 47억원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2008년에는 161억원,2009년에는 102억원이었던 두 브랜드의 매출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버커루는 올 1~4월에도 121억원어치를 팔아 CK진(133억원)을 위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버커루는 지난해 45.8%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해 1위 게스(25.1%),2위 CK진(25.8%)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 1~4월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3%나 더 팔았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버커루의 올 1~4월 매출 신장률은 30%로,게스(27%) CK진(20%) 등보다 높았다.

전문가들은 버커루의 선전 원인으로 디자인의 차별화를 꼽았다. 청바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리바이스가 미국에서 만든 완제품을 그대로 들여온 데 비해 버커루는 국내 중견 패션업체 엠케이트렌드가 다양한 워싱기법과 디자인을 채택,고급화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설명이다.

엠케이트렌드는 '티비제이''엔듀' 등의 브랜드를 운영한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지난해 21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회사 관계자는 "백화점 유통망을 주요 매출원으로 삼고 있어 새로운 브랜드를 키우는 데 강점이 있다"며 "특히 버커루는 매출 효자 브랜드"라고 말했다.

게스의 '1위 굳히기'도 눈에 띈다. 2009년 탤런트 김아중 씨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1위를 꿰찬 게스는 올해 탤런트 전지현 씨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각선미를 살리는 청바지'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진캐주얼 매출 현황에 따르면 게스는 올 1~4월에도 매출 160억원을 올려 CK진,버커루,리바이스(120억원) 등 2~4위 브랜드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김상효 롯데백화점 진캐주얼 상품기획자는 "국내에 100% 라이선스로 들여와 직접 생산하는 게스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스판 소재와 스와로브스키 장식 등을 이용해 여성 고객층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게스는 이런 추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올 여름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영캐주얼 청바지 '지 바이 게스'(7만~9만원대)를 국내에 론칭,연매출 2000억원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