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동과 아연의 국내 판매 기준가격이 2개월 연속 하락하며 올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3% 이상 떨어진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순동코일 황동 등 전기동과 아연을 원료로 사용하는 주요 제품 가격도 일제히 내렸다.

국내 유일의 동 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은 5월 전기동 괴(塊 · 덩어리) 판매기준 가격을 지난달보다 3.6% 낮은 t당 1059만1000원으로 고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올 최고였던 지난 3월과 비교하면 2개월 만에 6.5% 내렸다.

이달 전기동 국내 판매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국제 가격 내림폭이 적었던 데 반해 원화 환율 낙폭이 컸기 때문이다. LS니꼬동제련 관계자는 "지난달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전기동 평균 가격은 t당 9483.25달러로 전월 대비 하락률이 1%도 안됐지만 달러당 평균 원화 환율이 3월에 비해 3.2%나 내렸다"고 말했다.

아연 국내 가격도 환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고려아연이 이달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아연괴 가격은 t당 285만3000원으로,지난달보다 2.3% 내렸다. 그러나 국내 판매가의 기준이 되는 LME 거래가격은 지난달 t당 평균 2372.39달러로,3월에 비해 소폭 올랐다. 가격을 끌어내린 것은 역시 환율이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업계에서 적용하는 원화 환율이 지난 3월 달러당 평균 1122원45전에서 지난달 1086원84전으로 떨어진 것이 국내 판매가격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기동 및 아연 관련 제품의 가격도 모두 내렸다. 풍산은 전기동만을 사용해 만드는 순동코일(0.5T 기준) 가격을 지난달보다 3.0% 내린 t당 127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기동과 아연을 혼합한 '황동 2종'도 t당 1013만원으로 2.7% 내렸다.

전기동 및 아연 가격은 다음달에도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손양림 코리아PDS 연구원은 "전기동에 대한 중국 수요가 예상했던 만큼 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당분간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