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제리 등 내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조4000억원이었던 내의 시장이 올해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위 5개 업체들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0% 넘게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의 업계 1위인 BYC는 지난해 남성용 러닝셔츠와 팬티를 앞세워 20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 해 전(1773억원)에 비해 16.1% 늘어난 것으로,속옷 업계에서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장 구석에 있던 전국 2000여곳의 속옷 매장을 밖으로 끌어내고 깨끗하게 정비한 결과 점차 매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추운 겨울날씨로 인해 내복 매출이 몇 년째 30%씩 증가한 것도 매출 성장의 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주로 면직류의 속옷을 판매하는 쌍방울트라이그룹 역시 남성용 러닝류,삼각 및 사각팬티 등을 가장 많이 팔았다. 지난해 300여개의 '트라이 오렌지숍'과 1000여개의 속옷 종합 판매점에서 총 13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젊은층은 러닝류를 입지 않는 게 유행이 됐지만 아직도 중 · 장년층 사이에선 이른바 '메리야쓰'를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최대 매출 상품은 발열내의 '트라이 히트업'으로 30억원어치나 팔렸다. 쌍방울트라이그룹은 올해 자체 가두점인 트라이 오렌지숍을 340개로 늘리고 매출 1450억원,영업이익 12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고기능성 볼륨 브래지어도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작년에 1912억원의 매출을 낸 신영와코루의 인기 품목은 단연 비너스의 기능성 브래지어다. 올 1분기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모델 장윤주 씨를 내세운 브래지어 '플랜V'로 몸매를 도드라져 보이게 해주는 기능성 제품이다. 남영비비안의 '볼륨라인 브래지어'(사진)와 '볼륨 브라' 상품군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델이다.

비비안은 자체적으로 분석한 100여개의 패턴으로 한국 여성체형에 가장 잘 맞는 기능성 브래지어를 만들어 왔다. 지난해 매출(1729억원)이 전년(1553억원)보다 10%가량 늘어난 것도 기능성 란제리 덕분이다. 올 1분기에 가장 많이 팔린 비비안 제품은 볼륨 라인 브래지어와 팬티 세트가 4만5000장으로 1위,더 볼륨 슬림 브라와 팬티 세트가 2만5000장으로 2위였다.

기능성 발열내의 역시 매출 증가 요인이었다. 신영와코루의 다이어트 기능성 내의 '슬리미'와 발열내의 '에코히트'는 플랜V에 이은 매출 효자 상품이다. 신영와코루 관계자는 "다이어트 효과,발열 등 새로운 기능이 들어간 내의는 단가가 높아 매출 증대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내의 업계가 성장세로 돌아선 것은 2000년대 초반까지 외환위기 여파로 주춤했던 위기를 '고기능성'과 '매장 리뉴얼'로 극복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양승남 남영비비안 상품기획팀 이사는 "외환위기 이후 전체적인 가계 지출이 줄어들면서 속옷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고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로 재편하면서 활로를 찾았다"며 "특히 S라인 몸매 열풍이 계속되면서 비싼 보정 속옷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도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