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9-10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미중 3차 전략경제 대화에서 금리 추가 인상을 요구해 위안화 절상 가속화를 압박하는 새로운 카드를 구사할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인플레 압박이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완화됐다고 중국이 판단함에 따라 향후 중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파생상품시장 거래 추이에서 반영됐다고 블룸버그가 9일 보도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미 재무부의 첫 중국 상주 대표인 데이비드 뢰빙거 차관보는 전략대화를 앞두고 지난주 워싱턴에서 가진 배경 브리핑에서 "중국이 예금금리 상한을 더 빠르게 제거토록 요구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중국인의 소비를 부추기는 효과를 낼 것"임을 강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이 같은 압박이 미중 경제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뢰빙거는 또 중국이 금융시장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 은행과 보험사에 대한 시장접근 허용도 확대하며 외국 투자자가 중국 자산을 더 쉽게 사들일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트너도 지난주 위안화 절상을 가속하고 중국 금융업계가 관치 금리에 덜 의존토록 하는 것이 중국 지도부로 하여금 인플레에 대처하는 능력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음을 블룸버그는 상기시켰다. 중국은 지난달 5일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6.31%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이후 금리를 모두 4차례 인상했고 또 은행 지급준비율도 그 사이 7차례 인상했다. 블룸버그가 26명의 실물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갓 예측(중간치 기준)한 바에 따르면 연율 기준 지난 3월 5.4%이던 중국의 인플레는 4월에 5.2%로 소폭 진정된 것으로 관측됐다. 블룸버그는 파생상품 계약 추이가 중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즉 예금 금리가 내년에 0.5%포인트 인상되는데 그칠 것임을 금리 스와프 추이가 시사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것이 지난 7개월간 금리가 0.75%포인트 인상된 데 비해 크게 둔화하는 것임을 지적했다. 12개월 위안 역외 선물환(NDF)도 지난주 달러당 6.3520으로 현물에 비해 2.2% 프리미엄이 붙어 지난 1분기 말의 2%보다 확대됐음을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도이체방크의 마준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수입 인플레'를 견제하기 위해 향후 2개월은 위상 절상 가속화를 허용하다가 인플레가 빠르게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에는 절상 속도를 늦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베이징 소재 중진(中金)공사의 펑원성(彭文生)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플레가 올 2분기에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 견제가 통화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남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2분기에 금리가 (또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런던 소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달 21일 보고서에서 달러에 대한 위안 가치가 향후 6개월 연율 기준 8% 상승해 연말께 환율이 6.2가 될 것으로 내다봤음을 블룸버그는 상기시켰다. 크레디 스위스도 이달 들어 연말 위안.달러 환율 예상치를 달러당 6.35위안에서 6.30위안으로 낮췄으며 DBS 뱅크 역시 달러에 대한 위안 가치가 연말까지 6.27위안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예상치는 6.35위안이이었다. 반면 중국은 경제전략대화에서 미국의 적자 감축과 달러 위주의 기존 환율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주광야오(朱光耀) 재정부 부부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재정 적자 감축 노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또 국제 환율 시스템의 질을 개선하는데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BBC는 8일 미중 대화에서 어떤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대신 양측이 상대방의 견해를 바꾸는데 영향을 미치려는 노력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전략대화를 전후해 미중이 잇단 성명과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중국의 '환율 보호주의'와 인권 문제 등을 부각시키는 반면 베이징 측은 미국의 적자와 기존 환율 시스템의 취약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