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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5.4운동과 재스민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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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의 신(新)영광을 위해 분투하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지난 4일자 사설제목이다. 1919년 발생한 반(反)외세 저항운동으로 공산당이 결성되는 계기가 됐던 5 · 4 운동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내용이다. 이날 원자바오 총리가 대학생 대표를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중난하이(中南海)로 초청,간담회를 가진 것도 5 · 4 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하지만 5 · 4 운동의 정신을 조명하는 대형 행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인민일보나 신화통신을 제외한 언론에서는 5 · 4 운동에 대해 거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학생들이 해마다 주최해오던 신해혁명 관련 토론회가 올해 갑자기 금지된 터여서 예년과는 달리 의도적으로 조용히 넘어가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5 · 4 운동은 광범위한 민중운동으로서 중국 공산당 설립의 출발점이 됐고,신해혁명은 봉건왕조인 청나라가 문패를 내리고 공화정이 수립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중국 근대사의 큰 획을 그은 사건이며,중국 공산당이 세운 중화인민공화국의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기념일을 조용히 지나가는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국민적 저항으로 탄생한 국가가 이제는 똑 같은 저항에 맞닥뜨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면 과거에는 봉건국가와 제국주의자들이 공적(公敵)이었지만,지금은 심각한 빈부격차와 부정부패가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다는 게 다를 뿐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대응방식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올초 중동과 아프리카를 휩쓴 재스민 혁명이 발생했을 때 베이징의 주요 시위 예상지역을 경찰로 덮어버렸고,최근 들어서는 매주 일요일에 지하에서 예배를 보는 기독교인들을 적발해 구금하는 등 집단적 행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공안통치'로 사회적 불안을 억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만이 쌓이면 저항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5 · 4 운동이란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다. 원 총리가 끊임 없이 제기하는 '정치개혁'이란 화두가 지금처럼 메아리로 묻혀서는 중국 지도부가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깨우쳤다고 보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조주현 베이징특파원 기자 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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