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올 들어 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약달러 현상이 장기화되자 보유 외환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세계 금 시장에서 이머징 국가들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4일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멕시코 러시아 태국 등이 올 들어 금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멕시코로 지난 2,3월에 걸쳐 93.3t의 금을 사들였다. 멕시코로선 40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연초 6.9t에 불과했던 멕시코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이로써 100t을 넘어섰다. 멕시코의 외환보유액은 페소화 강세에 힘입어 4월 말 현재 1258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올 들어 4개월 만에 11% 늘었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 비중은 작년 말 0.2%에서 4%로 껑충 뛰었다. 이 밖에 러시아는 지난 3월 18.8t을 추가 매입해 금 보유량을 811t으로 늘렸고,태국도 9.3t을 사들여 108.9t의 금을 보유 중이다.

귀금속 컨설팅사인 GFMS는 올해 각국의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 공공기관의 금 순매수 규모가 1981년(276t) 이후 최대인 240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