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할 한화차이나가 오는 6월1일 출범한다. 초대 사장엔 금춘수 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58)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다음달 1일 한화차이나가 정식 출범하고 금 전 실장을 최고경영자로 내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사 위치는 베이징이 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한화는 2월 초부터 그룹 경영기획실 내에 30~40명으로 추진팀을 꾸리고 삼성의 중국삼성,SK의 SK차이나와 같은 중국 내 컨트롤 타워 설립을 준비해 왔다. 지난 2일엔 새로운 그룹 지표와 핵심가치를 선포하는 등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취임 30주년 맞아 새 도전

오는 8월1일 취임 30주년을 맞는 김승연 회장은 다음 30년을 향한 먹을거리를 중국에서 찾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30주년을 맞아)또 다른 세대를 시작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좀 더 글로벌한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 왔다.

한화는 2일엔 경기도 가평 인재경영원에서 김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핵심가치 선포식을 열었다.

그 동안 그룹의 기업정신이었던 '신용과 의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전 · 헌신 · 정도'를 핵심가치로 삼고,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핵심가치인'도전'은 틀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최고를 추구한다는 의미이며,'헌신'은 회사 · 고객 · 동료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큰 목표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뜻이다. '정도'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원칙에 따라 바르고,공정하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회장은 선포식에서 "오늘 우리가 선포하는 핵심가치는 그룹이 선진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 임직원들이 갖춰야 할 신념"이라며 "필요하다면 우리의 영혼마저도 미래형으로 혁신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화는 계열사별로 혁신담당조직을 구성하고,그룹 차원에서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본사는 베이징 유력

한화차이나 출범을 계기로 태양광 사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전남 여수에 연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키로 결정하며 소재에서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가치사슬을 완성했다. 금융 분야에선 대한생명이 올 연말까지 중국 업체와 50 대 50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 보험사업에 진출한다.

한화투신운용은 톈진에서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등 유통 부문도 한화차이나 출범을 계기로 중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치둥의 한화솔라원,닝보의 한화케미칼 공장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 상하이가 유력했지만,금융 등 전체적인 사업 조율을 위해선 베이징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중국삼성과 SK차이나도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