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 초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연차총회를 연다. 한국에선 재정경제부 장관과 한국은행 부총재가 정부와 한은을 각각 대표해 참석한다. 또 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의 대표가 자리를 함께해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향후 불거질 수 있는 위험 등을 토론한다. 가을에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와 함께 국내 금융계의 양대 해외 행사로 불린다.

하지만 이번 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리는 ADB 총회는 '김빠진 행사'가 될 공산이 크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부총재가 참석하긴 하지만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이 모조리 불참하기 때문이다. 당초 강만수 산은,어윤대 KB,이팔성 우리,김승유 하나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국내 이슈 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윤 장관이 조만간 교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최근 회동했을 때 다소 불편했던 만큼 윤 장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관심은 다소 홀가분하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윤 장관의 '입'에 쏠리고 있다. 윤 장관은 이 기간 중 한 차례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2009년 2월 금융위기 소방수로 투입된 이후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의 소회,지난해 중반 이후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생각,향후 주안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 등을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4월 소비자물가는 2일 발표된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농산품 가격이 안정되면서 3월(4.7%)보다는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와 관련,"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를 조금 넘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4%대의 물가상승률은 한은의 안정목표 범위(3±1%)를 웃도는 것이어서 이를 낮추기 위한 노력은 이번 주에도 이어진다. 재정부 등 정부의 물가안정대책회의는 3일과 6일 열린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세(원화 가치 상승세)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환율은 지난주 107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는데 외환시장 일각에선 이번 주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간 하락폭이 컸던 데다 외환당국이 국내 은행 및 외은 지점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추가 축소하는 방안을 시사하고 있어서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국내 은행의 경우 50%에서 40%,외은 지점은 250%에서 200%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점은 한은과 금융감독원의 외환 공동검사가 끝나는 6일 이후로 관측되고 있다.

3월 말 2986억달러를 기록한 외환보유액이 4월 말 3000억달러를 돌파했을지 여부는 3일 발표된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2900억달러를 넘은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간 2900억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당국이 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사들이는 행위를 자제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지난달 환율 급락세를 막기 위해 미세조정에 나섰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는 만큼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3000억달러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준동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