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극 '로열 패밀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로열 패밀리'는 JK라는 거대한 재벌을 둘러싼 암투, 끝없는 욕망, 그리고 무엇보다 기구한 운명을 지닌 K 김인숙(염정아 분)을 중심으로 인간의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날 가장 주목을 끌었던 장면은 김인숙의 아들 조니의 죽음의 실체가 밝혀진 것이었다.

조니는 김인숙이 아들로 인정하지 않자, 스스로 자신의 배를 찔렀다.

이에 인숙은 119에 전화를 걸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고 조니는 이것이 '인숙에게 인정 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구급대의 출동을 거절한다.

JK라는 '거대한 괴물'과 싸우면서 스스로 괴물이 된 김인숙. 그가 인간임을 증명할 길은 자신이 조니를 죽였다고 인정하는 것 뿐이었다. 비록 직접적으로 아들을 죽이진 않았지만 살리지 못했고 아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그 '자책감'이 인숙을 하나의 인간으로 만든 대목이었다.

이에 지훈은 인숙에게 법적으로 무죄, 인간적으로 유죄를 선언했다.

이날 결말은 헬기를 탄 김인숙(염정아 분)과 지훈(한지훈 분)이 실종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헬기에서 인숙은 지훈에게 "구원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이미 오래전 지훈을 구원해준 인숙이 이번엔 지훈에게 구원을 받게 된 것.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반성을 하고 '인간'임을 증명하려고 했던 인숙. 지훈은 그런 인숙에게 인간의 나약함을 보고 연민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JK가 가진 돈, 권력, 명예가 아닌 오직 인간만이 인간을 구원하게 된 것이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