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측 해상 보급로 차단 노린 듯

리비아 정부군이 최대 격전지인 미스라타에서 구호선박의 접근을 막기 위해 항만을 공격했다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 충성하는 정부군은 이날 미스라타 항만에 여러 발의 그라드 로켓포를 발사, 출국을 기다리던 난민들이 다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지 병원 의료진 칼리드 아부 팔라는 "폭격으로 여러 명의 난민들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사망자도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명피해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난민들을 출국시키는 데 사용됐던 국제이주기구(IOM)의 구호선은 이날 공격에 따라 부두를 떠나 먼 바다에서 계류 중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소속 전투기들은 항만 상공을 비행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트리폴리에 인접해 있는 미스라타는 반군이 서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장악하고 있는 대도시지만, 2개월 동안 카다피군으로부터 포위 공격을 받아왔으며 지난 23∼24일에도 양측 간 교전으로 32명이 숨지는 등 치열한 교전이 지속된 곳이다.

반군은 최근 교전에서 승기를 잡고 카다피군을 도시 외곽으로 몰아냈다고 주장했지만 카다피군의 공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날 공격은 세계식량계획(WFP)이 유엔 임대선박을 이용해 미스라타에 구급차 3대와 의약품, 비상식량 500t을 공급한 날 이뤄진 것이어서 반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반군 대변인 압둘 하피즈 고가는 "반군은 미스라타 시내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고 있지만 카다피군은 여전히 미스라타에서 떨어진 외곽에서 포격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부 지역에서는 반군과 카다피군 간 전황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브레가 지역에서는 카다피군이 나토군의 공습에 대비해 장거리 미사일 포대 진지를 구축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고 반군 측이 전했다.

리비아 국영TV는 외국 함정이 해상 통신 케이블을 끊어 브레가와 라스라누프,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 이르기까지 동부 지역 일대 통신이 중단됐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나토군은 지난 25일 카다피 관저에 대한 공습 작전이 카다피 제거를 목적으로 한 작전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나토군 찰스 부처드 중장은 "카다피 관저 공습은 군사 지휘센터를 타깃으로 한 공격이었다"며 "관저에는 다양한 주거시설이 있지만 군사 지휘시설도 다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앞서 나토군의 공습이 카다피의 목숨을 노린 암살작전이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는 최근 3주간 리비아 서부 지역에서 튀지니로 이주한 난민이 3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