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가 거세지고 있다. 하루 펀드 순유출 규모가 4000억원대로 확대되는 가운데 7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26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지난 22일 기준 4300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었던 1월20일 5878억원이 빠져나간 이후 하루 최대 규모의 순유출이다.

펀드 순유출 규모는 20일엔 841억원에 머물렀으나 21일 3777억원,22일 4000억원대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2일 자금 유출입 집계치는 투자자들이 21일 환매를 신청한 부분으로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2200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깼다.

하루에만 수백억원씩 빠져나가는 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3'는 22일 가장 많은 216억원이 순유출됐다. '미래에셋솔로몬주식1'(165억원)과 '한국투자네비게이터1'(155억원) '미래에셋인디펜던스K-2'(128억원)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1'(124억원) 등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유출됐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코스피지수가 2200선을 넘는 과정에서 주식형펀드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내 주식형펀드는 이달 들어서만 3조1102억원이 순유출됐다. 월간 기준으로 작년 4월(3조976억원) 이후 1년 만의 최대 규모 순유출이다. 개별 펀드 중 '미래에셋디스커버리3'를 비롯해 '미래에셋솔로몬주식1''한국투자네비게이터1''미래에셋인디펜던스K-2''미래에셋디스커버리4' 등은 이달 들어 1000억원 이상씩 환매됐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만 이달 전체 순유출액의 45%에 달하는 1조3978억원이 빠져나갔다. 한국투신운용(4064억원)과 삼성자산운용(2384억원) 등에서도 비교적 대규모 자금이 순유출됐다.

장이 오르면 환매가 거세지고 떨어지면 주춤하거나 신규 가입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증권이 펀드 집계를 시작한 2002년 6월 이후 지수대별 펀드 자금 유출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최대 20조원 정도가 환매 대기 물량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지수가 추가 상승하면 1800 위에서 유입돼 차익 실현 기회를 노리는 자금의 환매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