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의연금으로 100억엔(1300억원)을 쾌척한 재일동포 기업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이 원자력 발전 위주인 일본의 에너지 정책을 바꾸기 위해 또 한번 사재를 내놓는다.

손 회장은 20일 일본 민주당이 개최한 도호쿠(東北) 대지진 부흥비전 검토 모임에서 10억엔(130억원)의 사재를 들여 수개월 안에 '자연에너지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이 도호쿠 대지진과 관련해 사재를 내놓은 것은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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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너지 재단은 태양광,풍력,지열 발전 등 자연에너지를 연구하는 전 세계 과학자 약 100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재단에서는 각국의 관련 연구성과를 수집해 소개하는 것은 물론 원자력 발전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던 기존 에너지 정책에서 벗어나 자연에너지를 주로 사용하는 쪽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할 것을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정부의 사고대처를 비판하며 앞으로 일본이 원전 대신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만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손 회장은 최근 트위터에서 평상시보다 일하는 시간을 1.5배 늘렸고 자신의 시간 중 30%는 국난을 위해 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원전 사고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자연 에너지 사용 비율을 좀 더 늘리기 위해 과학자들의 지혜를 모으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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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구체적인 피해복구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도호쿠 지방의 부흥 계획으로 이 지역에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대대적으로 갖춘 '동일본 솔라벨트'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일본 정부가 자연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모두 사들이는 제도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