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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 비리청산 부담 느껴 중수부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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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륜 前중수부장 인터뷰

    "지검에서 거대 권력에 맞선다는 건 불가능"
    김준규 총장 향해 '사법개혁안 방조' 직격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반복되는 비리청산이 부담된 건 아닐까요. "

    법조개혁안을 확정할 20일 사법개혁특위 전체회의를 하루 앞두고 검찰과 정치권이 정면충돌 양상을 띠면서 긴장이 고조된 19일.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심재륜 변호사(67 · 전 부산고검장 · 사진)는 작심한 듯 언성을 높였다. 김영삼 정부 시절 대검 중수부장으로 재직(1997년 3월~8월)하면서 한보철강 불법로비 사건을 맡아 '살아있는 권력'인 현직 대통령 아들을 구속한 그였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발 중수부 폐지안이 '거대한 음모'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사견'을 제시했다.

    사무실 인근 식당으로 옮겨 인터뷰는 계속됐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격인 '폭탄주'를 한 잔 따르며 마음속의 격한 심정을 발산했다. 2002년 부산 고등검찰청장을 마지막으로 현직을 떠난 지 10년.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법무법인 원에 자리를 잡았지만 친정인 검찰에 대한 애정은 변하지 않았다. 심 변호사는 "정권이 교체되면 전 정권에 대한 온갖 비리가 쏟아지게 마련"이라며 "대검 중수부의 역할을 지방검찰청 특수부에 맡기겠다는 사개특위의 방안은 얕은 수"라고까지 했다.

    국회 사개특위 6인소위 판단대로 현행 대검 중수부 기능을 서울중앙지검 등 지검의 특수부가 대체할 수 있을까. 심 변호사는 한마디로 '불가'라고 일축했다. "대검 중수부는 60명의 정예요원이 상주하는 곳입니다. 지검 특수부에서 급조하는 예비군 수사인력으로 거대 권력에 맞선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수사할 능력도 없습니다. 게다가 검사들을 차출하는 과정에서 수사기밀이 누출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닙니까. " 지검 검사가 거물 정치인을 상대하다 실패하는 TV 드라마의 검사짝이 날 수 있다는 우려다. 수사권이 경찰에 있는 일본에서도 고위공직자에 대한 비리 수사권이 있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있었기에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뇌물수수를 단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중수부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심 변호사를 부패방지위원장에 임명하려 한 시도가 그 일환이었다고 한다. "김대중 정부 때도 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다 공직사회의 반발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한발 물러섰지만 이도 여의치 않았죠.노무현 정부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는 법안을 정부안으로 냈지만 한나라당 등 정치권 반발로 무산됐어요. " 그러면서 마지막 카드로 부패방지위원회를 만들어 그 수장에 심 변호사를 임명하려 했지만 그는 거부했다. "대검 중수부 기능을 부패방지위원회로 가져오는 겁니다. 제 손으로 중수부를 폐지하라는 건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정중히 사양했어요. "

    심 변호사는 김준규 검찰총장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사법개혁안에 중수부 폐지 방안이 들어가는 데 검찰 최고 수뇌부가 일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민들이 중수부를 비난합니까? 총장이 자체 수사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 대통령이 총장을 임명하니까 어용총장이라는 얘기도 나오잖아요. 한화사건의 정보가 대검 중수부에 들어왔는데 왜 서울서부지검에 맡깁니까. 중수부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기능하도록 중수부를 더 강화하는 것이 사법개혁입니다. "

    노태우 정부나 김영삼 정부 초기까지만 해도 경찰청 특수수사대나 당시 안기부가 내사한 사건을 대검 중수부 이름을 빌려 수사하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정권수뇌부가 "중수부 하나 통제 못하는 게 무슨 검찰총장이냐"고 호통쳐온 것이 과거 관행이었다. 이처럼 검찰이 정권의 시녀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도 사법개혁은 중수부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대검 중수부 폐지 주장은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수사가 되풀이된 데 이어 전직 대통령이 자살하면서 정점에 올랐다. 심 변호사는 그러나 "대검 중수부가 전 대통령 구속을 놓고 우왕좌왕하면서 불거진 사태"라며 "권력에 맞설 기관은 대검 중수부밖에 없다"고 거듭 역설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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